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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lls/Cooks

[식당탐방기]등촌동엔 등촌칼국수가 없다..

등촌동 지원을 나갔다..

어디서 많이 듣던 동네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들었는지 생각 안나더라..

일을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점심시간이였고,

다음 일정으로의 이동을 하기 전에 점심을 먹어야 했다.

물론 혼자 해야 하는 식사였으므로,

무엇을 먹어야 할 지 정할 줄을 몰라 전화를 하여 물어보았다..

그녀가 추천하는 음식은 칼국시......이유는 그냥 떠올라서란다...

"아하, 등촌 샤브칼국수!!" 그렇다.. 등촌이라는 이름의 어설픈 기억조각은,

바로 그 샤브와칼국수를 주메뉴로 내새운 체인점에서 기원한 거였다...

칼국수를 찾아 발산역 근처를 뒤졌다...

오늘 기온은 영하, 체감온도는 자세히 못봤지만 엄청난 추위였다...

한 3~40 분 칼국수를 찾아보았으나, 결국 등촌동에서 등촌칼국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와중에 한 골목 어귀에서 발견한 칼국수집!!

이곳의 메뉴는 전국어디서든 찾아 볼 수 있는, 칼국수의 대명사 "바지락 칼국수"

그 외에 "들깨칼국수", "들칼제비", "들깨수제비", "해물얼큰칼국수", "만두" 이렇더라..

메뉴판만 봤을때 한가지 특이하고 맘에 들었던 점은,

들깨시리즈, 그리고 조그맣게 써져있는 "보리밥,아이스크림,커피 서비스로 기본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바지락은 싫어하던 터였고, 무엇을 주문할까 고민끝에 ( 이건 의존하지 않았따.. )

들깨가 궁금했지만 날도 추웠기에 해물얼큰칼국수를 주문, 만두역시 하나 주문해보았다..

시원한 열무김치와, 겆절이식 봄동김치 그리고 보리밥이 나타났다....

역시 첫인상을 좋게 시작한다면 줄줄이 좋은것일까???

열무김치와 겉절이는 매우 맛이 좋았다... 내가 들어갔을때 한무리의 아주머니들이

식사중이셨는데, 그중의 몇몇 분은 겉절이김치를 따로 구매하셔서 가지고가는 분도 계셨다.

칼국수는 면발도 쫄깃하고, 해물역시 오징어 바지락 홍합 미더덕 듬뿍 들어가 얼큰한게

맛이 매우 좋았었다...보리밥에 열무와 김치 찢어 넣고, 국물 살짝 뿌려 비벼먹는 맛도

아주 일품이였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듯 했다.

보통 칼국수집은 만두를 꼭 팔지만 맛있게 만두까지 찌어 내놓는 집은 드문편인데,

이집의 만두는 일반 고기만두이면서도 평범하지만은 않은, 모양과 만두피 빛깔역시

매우 신경쓴 녹색빛을 띈 이쁘고 기분좋은 만두였다.

나오면서 주방아줌마를 뵈려고 살짜쿵 엿보아봤더니 아주머니가아닌

무뚝뚝해보이는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께서, 매우 건성스러운 손놀림으로,

하지만 신중하고 정성스러운 눈빛을 빛내며 일을 하고 계셨다.

달인의 건성스러운 손놀림에 훌륭한 가구 혹은 물건들이 탄생되듯

역시 이곳 주방의 마법사역시 쉬 흉내 낼 수 없는 비범함이 풍겨나오는 거였구나!!

감탄하던 찰나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고, 아주머니가 아닌탓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아따 아저씨 칼국수 시원~하게 먹고갑니다' 라고 어설픈 인사를 던지며

진리와 비밀의 근원을 몰래 엿보다 스승에게 들킨 어린 수도승처럼,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오고 말았다....

가격역시 매우 저렴한 칼국수 5000 ( 얼큰은 재료의양이 풍부하여 500원 플러스된다. ),

만두 5000.....약 6점정도 만족스러운 크기로 나온다. 만두를 포장 해 갈 수 도 있고,

김치등도 따로 구매의사를 보이면 구매가 가능한가보다.

다음일정의 압박만 없었다면 기필고 사갔을 만한 매우 맛깔나는 겉절이는

다시 한번 칭찬해도 아깝지가 않다...

사진기는 이동이 많은 일의 특성상 쉽게 챙기지 못해 기록하지 못했고....

맛의 진실함을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 정말 안타깝고 아쉽지만,

이 글을 보고 찾아가 내가 느낀 맛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또한 즐거움 아닐까 싶다...

위치를 자세히 안내해 드리고 싶지만 딱히 설명해 줄만한 지표가 없기에,

꼭 가보고 싶다면 혹은 KBS 88운동장 쪽을 지나가신다면 미리 언급해주시길...

결국 "등촌동엔 등촌칼국수가 없다..."

- 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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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뭐 등촌동의 칼국수가 유명하긴 한데, 유명하다고하는 명소에 그렇듯이
         많이 비슷한 이름들의 음식점이 널려있진 않았다는 의미로
         등촌동엔 등촌칼국수가 없다 라는 문장을 사용한 것입니다.
         오해는 마시고 단순한 기행문으로 받아들이면 맞겠습니다.
         오해에 쩌는 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