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인 순진하기만 한 손자와 쿠르드인으로써 박해와 탄압을
받고 살아야 했던 할머니, 전쟁과 독재로 인해 아들이자 아빠를
잃어버린 붕괴된 가족의 정체성을 찾아나아가려는 고통과 희망의 몸부림이
너무나도 진한 감동으로 전해져오는 영화...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해여 한다.."
"무사" 라는 사담측에 가담되 어쩔수없는 학살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학살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하는 할머니..
무사에게 욕을하며 꺼지라고 한다..
한번 손에 묻힌 피는 그 어떤 샘물과 황금빛 몰악으로도 씻겨지지않는 낙인으로
자신과 가족 후손들을 괴롭히게되는 법이 바로 인과율의 삶을 사는
인간이라는 존재이다..
손자는 할머니가 해준 용서하라는 말을 그대로 전해주지만,
억압받고 아들의 생사도 모르는 현실속에서
독실한 할머니마저 하느님의 가르침을 거부한다...
그러나 무사는 이들이 걱정되고 죄책감으로 인해 떠나질 못하고 계속 돌봐주는데....
매장지로 향해가는 걸프전 시신행렬을 본 할머니는 반드시 아들을 찾아
집으로 가자고 손자에게 말하며 자신에게 다짐한다.
아이이기에 시신들을 직접 보지 못하게하려고 기다리라고 얘기하지만
이미 손자의 감성과 마음은 상처를 깊이 입어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될 수 없다....
매장지로 아버지의 명단을 확인하러 가는 어른들을 보며
손자는 아무도 몰래 눈물을 훔친다....
역시 매장지명단에 존재하지 않는 아들...
시체 매장지에서 "왜 난 묻지도 못하게하는거요?" 라고 울부짖는
할머니의 억압받는 소수민족에 대한 슬픔이 묻어나오가도 한다..
시체매장지에 주저앉아 우는 할머니와, 아랍인..
둘다 서로 아랍어나 쿠르드족어를 못하지만 서로의 슬픔은 전달되고 공유된다...
손자는 무사에게 작별을 고하고 할머니를 돌보는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크게 결심한듯 얘기하고 다른 매장지를 향해 간다...
할머니의 기력은 점점 쇠해져 점점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더해져
헛것을 보기시작한다.
다른 매장지에서도 시신을 찾지 못하자 할머니는 큰 상심에 빠져
아무 유골이나 부여잡고 오열하고 손자는 더더욱 못견뎌 한다..
손자역시 아버지를 찾아 다니는 그 어려운 여정에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지만
피할 길 없이 반드시 감당해야만 하는 현실에 슬퍼하는 어른이 되어간다...
다른 매장지로 이동하는 도중,
손자는 그토록 보고싶고 가고싶어하던 바빌론의 유적을 보게되고,
손자는 할머니를 애타게 부르지만 할머니는 그만 세상을 뜨고 만다...
애타게 바빌론의 유적을 보라고 부르짖지만 답이 없는 할머니...
걸프전을 치루는 동안 전쟁포로로 사십년간 백만명이 끌려갔고, 실종되었으며,
매장지는 무려 삼백개나 나왔다고 한다..
모래바람이 흩날려 어떻게 숨쉬는지조차 신기할 정도로 척박한 땅에서,
그 밑에 존재하는 죽음이 만들어낸 새까맣고 끈적이는 존재를 차지하기위해
생명을 억압하고, 학살해온 모든 국가들에 대해서
국가의 존재에 대한 회의를 들게 만들기도 하는 깊은 영화....
게다가 연기경험도 전무한 실제 이라크인을 캐스팅해서 찍었다고 하는데
정말 현지에서 겪어본 슬픔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