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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The Past

눈물났던 오후..

나에겐 이모들이 세분 계신다.
제일 큰이모만 빼놓곤 다들 미혼이다.
그래서 내가 아주 어릴적부터 같이 오랜시간을 지내왔고,
나에대한 사랑과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다.
나의 어머니쪽은 고혈합이 지병이다.
이모들 모두가 혈압이 높으며, 상식적으론 생각할 수 없는 수치까지 올라가있다.
검진을 받으면 의사들이 모두 신기해하고 의아해할 정도...

둘째이모는 이모들중에서 가장 멋쟁이이고, 가장 낙천적인 분이시다.
둘째이모의 혈압은 정말 '기적' 이라고 검진한 의사들 모두가 탄성할 정도로 높다.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생각지도 못했었다.
3년쯤 전에 이모가 반 미친상태로 왔다. 미쳤다기보다는 귀신들린사람이라고 할정도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고, 생각도 제대로 못할 상태...
뇌출혈...생각도 못했었다..

우린 그저 그 당시 이모가 혈압을 치료한다고 여러군데 다니던 곳들중
사이비 교회쪽을 의심했을 뿐이였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거라고 생각했다.
이곳에 와서 우리랑 일년간 지내면서 많이 나아졌었다.
회복되서 다시 이모는 목포로 내려가셔서 간병인 활동을 하면서 예전처럼
항상 젊고 멋지게 즐기면서 잘 지내고 계셨다.

몇일 전 민내에게 전화가 왔다.
이모가 예전처럼 다시 정신이 이상해 진것 같다고 한다.
걱정됐다. 뇌출혈...그런건 생각도 못했었다.
오늘 민내랑 막내이모가 목욕을 하러 가려는데, 큰이모가 병원을 가겠다고 했단다.
갑자기 막내이모가 따라가고 싶어져서 따라갔는데, 의사들이 이렇게 피를
머리속에 많이 담아놓고 어떻게 살아서 돌아다닐 수가 있냐면서 당장 수술해야 한댔단다.

뇌출혈이다...고혈압에 수반될 수 있는 합병증중 위험한 것...
왜 우린 몰랐을까...
왜 뇌출혈을 생각도 하지 못했을까...
이모는 몇시간동안 수술을 해서 피를 뽑아 냈다.
이미 몇일씩이나 흘렀기때문에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 나이를 모른체 젊고 건강하고 활기차던 이모를 다시는 볼 수 없을듯 했다.

눈물이 나왔다.
왜 그동안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던 고혈압이라는 녀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잘난척하고 똑똑한척하던 우리들은 왜 그런것 하나 몰르고 있었을까...

60살이 되도록 독신으로만 살아오던 이모...
혼자 그 까다로운 병과 싸워오던 이모...
우리를 친 자식처럼 여기고 우리가 커가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부모님들조차 서운하게 여기게 되는 우리들의 독립을 위한 모습을 보면서도,
항상 격려하며, 기도해주던 우리 이모...

정신을 차렸다...이모가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것 뿐만아니라,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이제 안아프니 어여 목욕탕가랬단다.

눈물이 났다...
다시는 이모의 활기찬 모습을 못볼뻔 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다시 이모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줄 모르고 있던 이모들...
하느님 제발 저희 이모님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게 해 주세요.
제가 돈 많이 벌어서 몇층짜리 큰집지어서 이모들 다 불러서 같이 즐겁게
살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하느님...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성당 잘 나갈께요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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